봉천동 1615-2 다세대주택 설계 감리
주어진 조건과 선택한 아이디어
일반적으로 다세대 주택은 전용률이 대략 60% 선으로, 대개 법적으로 제한된 4개층의 주거공간, 1층의 공용홀과 주차장, 지하 근생시설로 유형화 되어있다. 또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전면도로에 접해서 주차장을 일렬로 배치하고, 최대 건폐율과 용적률 확보를 위해 인접 건물과 법이 허용하는 최소 이격거리를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서 배치된다. 문제는 이러한 공간구성방식이 거리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는 도시 공간의 켜를 가로막기 일쑤고, 늘 경험하는 바와 같이 답답하고 꽉 막힌 거리공간을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 실제로 해당 사이트를 점유하고 있던 이전 건물 역시 후면의 막다른 골목과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기 때문에, 막다른 골목에 인접한 거주자들은 항상 어둡고 좁은 골목을 두고 주차전쟁을 치르고, 비좁은 골목으로 통행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었다. 우리는 이전의 주택 프로젝트아 마찬가지로, 봉천동 다세대 주택 역시 디자인 초기단계에서부터 실용적이면서도 차별화된 공간구성방식을 시도하고자 했다.
공용공간을 공공공간으로 전환시키기
대지와 법규 분석을 통해 최대 건폐율과 최대 용적률을 확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전면도로에 면해서 길게 배치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발견했고, 치밀하게 공간의 폭을 줄여 외부에서는 건물의 전후방 거리를 연결시키는 공공로(public pass)를 확보했다. 내부로는 복도공간을 줄여 불필요한 공용공간(common space)을 제거하는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요컨대 공용공간을 공공공간으로 변화시켰다.
공용공간을 전용공간으로 전환시키기
13세대에 요구되는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전형적인 집의 형상을 거꾸로 뒤집었다. 1층은 근생시설이, 2층부터 5층까지는 주거공간이 놓인다. 뒤집힌 형상을 위해 공용 홀 공간을 최소화하고 내부로 기울어진 구조기둥과 함께, 엘리베이터 홀을 중심으로 십자형을 이루는 구조벽이 하중의 대부분을 받는 구조 시스템을 채택했다. 또한 이 십자형 구조벽에 계단실, 화장실, 보일러실, 신발장, 덕트 등의 유틸리티 공간을 최소 유효치수를 기준으로 치밀하게 집중시켜 최대 전용면적을 확보했다. 반복된 최적화를 위한 설계 과정 중 공용공간의 일부가 전용공간(exclusive private space)으로 탈바꿈되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전용율 76%에 다다랐다. 이러한 접근은 공간의 자유도를 높이기 위한 우리의 일관된 관심사이기도 하다.
2009.10~2010.10
Private Client
ARCHITECTURE